아니 세상에 수심 20미터 바다에서 어뢰전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고, 그걸 앉아서 그냥 맞아줬다는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고, 침몰 16시간이 지나서야 어뢰에 맞았다고 알게 된다는 데에선 걍 한숨만 나온다. 대체 이 면제자들로 구성된 권력층은 국민들을 얼마나 바지저고리로 보고 있는 것인가!
어뢰는 맞고 나서 아는 게 아니라 쏘기 한 참 전에 이미 알게 되는 것이다.
사실이 밝혀지면 곤란한 사고가 있는 것 같은데(아마도 함미에 탑재된 기뢰가 어떤 이유에서건 폭파되지 않았을까) 허무하게 청춘을 바친 장병 여러분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송림식당'은 인근 주민들이라면 모를래야 모를 수 없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식당이다. 원래는 기사식당으로 출발했고 지금도 택시기사들이 주요 고객층을 이루지만 입소문을 타고 일반인들도 많이 찾아와 매일 북새통을 이룰 정도의 맛집.
이 식당의 주력메뉴는 돼지불고기 백반이고 김치찌개 등 구색 메뉴가 몇 개 더 있지만 찾는 이들의 거의 대부분은 돼지불백을 주문해 먹는다. 이집 돼지불백의 장점은 사람따라 입맛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송림식당만의 스타일로 볶음밥을 해 먹는 게 단연 인기다.
그리고 송림식당 스타일 돼지불백은 아예 건물을 올리게 만들었고 기사식당으론 대단히 이례적으로 주차타워까지 짓게 했으므로 결코 무시할만한 음식은 아닐 것이다.
주문은 간단하게 인원수에 맞게 몇 인분 정도로 빠르게 진행. 다리살로 만든 2인분 돼지불고기의 양인데 그냥 보통의 돼지불백처럼 먹어도 괜찮다.
생각보다 괜찮은 맛의 김치. 직접 담그거나 최소한 품질관리를 하는 공장에서 납품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손님들이 알아서 떠 먹는 선지국인데 이 맛도 괜찮다. 신선한 선지를 취향에 따라 듬뿍 덜어 먹을 수 있고 돈 내고 사먹는 어지간한 선지국에 결코 밀리지 않는 수준. (아~ 선지국은 진짜 '선짓국'으로 못쓰겠다.)
이제부터 송림식당 스타일의 돼지불백 조리하기 시작. 양 손에 에드워드 시저스 핸드처럼 가위를 들고.
날고기 상태의 고기를 가위로 뒤적뒤적하며 익혀나간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어 조직이 굳어지기 시작하면 가위로 잘라나가며 계속 익힌다. 기본 제공되는 마늘도 투하해 익혀가며 자르고 취향에 따라 김치를 넣고 다져나가기도 한다. (우리는 김치는 따로 먹기로.)
고기가 거의 다 익어갈 즈음 테이블에 비치된 양념장을 넣는다. 입맛에 따라 양을 조절. 개인적으론 1인분에 한 수저 조금 안되는 양이 적당한 듯.
양념장이 고루 베이게 계속 뒤섞으면서 고기도 더 잘게 자른다. 약간 씹히는 맛이 나도록 새끼손톱 정도 크기가 적당한 듯.
상추는 쌈을 싸먹어도 되지만 손으로 뜯어 고기와 함께 볶아주는 것도 채소의 질감이 남아 맛을 더욱 돋워 준다.
공기밥을 다 넣은 뒤 도구를 가위에서 수저로 바꿔 볶기 시작.
밥알에 골고루 양념이 베이고 다 볶아졌으면 마무리 평탄작업.
이제 맛있는 물김치와 선지국을 곁들이면서 한 끼 식사를 푸짐하게 즐기면 된다.
무엇보다 양념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고 음식들 맛이 모두 기본 이상을 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던 식당이었다.
"음식은 여자나 하는 것!"이라는 교육을 어려서부터 받고 밥상은 누가 차려주지 않으면 먹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귀찮고 번거로운 식당이겠지만, 자기 입맛에 맞게 조리를 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무척 만족스럽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라 할 수 있다.
돼지불백의 가격은 1인분에 5,500원이고 오랜 단골들 중엔 가격은 비싸지고 음식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도 있는 것 같지만 2010년 현재 서울에서 이 정도면 아직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곳이라 생각된다. 음식의 양은 상당히 많은 편이고 식사 후엔 요구르트나 자판기 커피 서비스도 제공하므로 시간을 넉넉히 잡고 식사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캐드린 비글로 감독은 여성이면서도 상당히 선이 굵은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키애누 리브스와 고 패트릭 스웨이지가 열연한 포인트 브레이크(폭풍 속으로)가 그러했고, 해리슨 포드와 리암 니슨이 주연한 K19이 그러했다.
이번에는 이라크전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게 아카데미 작품상을 타버리고 자신에겐 감독상까지 쥐어주는 대박을 터뜨렸다. 제목은 '허트 로커'. 작년에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봉조차 하지 않은 작품이다.
영화는 이라크에서 폭발물을 처리하는 EOD 대원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지루할 것 같았지만 생각 외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영화여서 내내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일단 전쟁영화라고 하면 교전 위주를 떠올리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적과 대면하지 않는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을 보면 전쟁에 대한 시각을 좀 더 달리 할 수도 있을테고.
근데 유감스러운 것은 전쟁을 통해 인성이 파괴되는 미국 군인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반전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는 것 같아 보는 내내 불편했다. 사실 이런 말같지도 않은 침공을 저질러서 정작 비참해진 것은 이라크 사람들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이라크전 자체가 어처구니 없다는 걸 얘기하는 폴 그린그래스의 '그린 존'이 더 기대된다.
김병욱 감독이 보는 우리나라 사회의 모습과 앞으로의 진행방향이 엔딩에 투영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부쩍 내보내고 있는 공익광고들, 긍정의 힘이 어쩌고 남보다 더 일했다 어쩌고 드립 등등은 현 기득권의 최면 주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김연아 선수의 업적이 대단하지만 그 단물은 SBS와 광고비를 집행한 대기업들의 몫일 뿐, 일반 서민들이 김연아와 관련되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고 보면 된다. 방송에선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걸 자랑스러워 하고 열심히 하면 이런 결과가 기다린다는 희망고문을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상위계층으로 진입하는 관문들이 거의 다 닫혀진 상태이다.
지붕킥의 엔딩이 황당하고 허무하다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불행하게도 그게 현실이다. 김연아 스케이팅을 보며 대한민국 사람이라 자랑스러웠다고 느꼈다면 지붕킥을 보고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잔인하게 확인하는 것도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제작진은 이런 큰 일을 저지른 게 아닐까도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