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 of the boots. Part 2

-전편에 이어-

결국 장시간의 장터매복을 통해 70여 만원하는 이 부츠를 몇 번 안신은 중고로 39만원에 입양해오는데 까진 성공했다. 도착한 이 부츠를 룰루랄라 하는 마음으로 신어봤는데, 오~ 들어가는 것은 큰 힘 안들이고도 비교적 쉽게 들어간다. 뺄 때도 손쉽게 빠져서 여기까진 대성공.

헌데 신고난 뒤 10여분이 지나자 발볼 쪽에서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선수급의 딱딱한 아웃쉘이기 때문에 발볼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 여기서 딜레마가 생기는데 이걸 내치고 다른 걸 또 마냥 알아보느냐, 아니면 전문가에게 부탁하여 튜닝을 하느냐였다. 꼬박 하루를 갈등하다 내린 결론은 튜닝이었다. 튜닝비용이 또 발생하긴 하지만 어차피 중년이 되도록 계속 쓸 생각으로 제대로 된 걸 마련하자는 중장기계획으로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내 발에 꼭 맞는 것으로 맞춰나가는 게 맞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리 바리바리 부츠를 싸들고 송파구 오금동에 자리한 융커스케이트란 곳을 찾았다. 이곳은 독일에서 스키와 스케이트의 튜닝법을 제대로 전수받은 홍윤기 선생님이 운영하는 곳으로 국내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말 그대로 명장의 튜닝샵이다.

융커스케이트는 올림픽공원 남2문 앞의 오금초등학교에 인접해 있는데 지나가다 들리는 손님들을 상대하는 곳은 아니기에 간판이 화려하다거나 입구가 멋있진 않다. 얼핏 지나가다보면 절대로 못찾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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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에 들어가 보니 상당히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한쪽 벽엔 커스텀 카본쉘과 커스텀 인솔, 알미늄 프레임, 스키 등등 애호가가 본다면 충분히 눈이 돌아갈만한 장비들이 빼곡이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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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것은!!
무관심자가 보면 좀 희한하게 생긴 인라인스케이트로 보이겠지만 이 물건은 록사에서 만든 스키선수들의 비시즌 트레이닝용 인라인스키이다. 한강에서 보긴 했지만 좀 노가다스럽게 보여서 그다지 땡기진 않았는데 아무튼 별게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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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실내에 인공암벽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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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발크기부터 재보기로 했다. 보통의 샵에선 발의 긴축 길이만 재는 도구 정도만 있는데 여기엔 아토믹에서 만든 발볼과 함께 측정하는 게 있었다. 뭐, 워낙 간단하게 생겨서 수요만 있다면 누구나 복제해서 제작이 가능할 듯.

먼저 오른발을 올려놓고 재보니 장인(匠人)께서 허거덕~ 하고 놀라신다.
“좀 넓죠? ^^;;”하고 물으니 “어유, 장난이 아니네요 -o-”라고 대답하신다. 눈금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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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에는 해당 발길이에 맞춰서 발볼의 폭이 종류별로 예시가 되어 있었는데 내 발을 잰 지침은 분류별 발볼 폭의 최대값을 넘어가버린 것이었다. 난 스키를 타기 전에는 정밀하게 잰 발 크기는 잘 알지도 못했고 그저 270mm 신발은 너무 작아 안맞고 275mm 정도가 그럭저럭 신을만해서 내 발이 275인줄 알았는데 측정기로 잰 내 오른발은 265mm, 왼발은 261m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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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을 보니 “very large foot- a large boot size should be selected”라고 씌여 있는 영역을 벗어나 있다. 음...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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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것도 없이 열성형 개시. 먼저 안에 이너부츠를 꺼낸다.
이너부츠 디자인도 꽤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산지 얼마 안되서 이 와중에도 그냥 다 좋아보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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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형은 무슨 실험실 기구 같기도 하고 고문틀 같아 보이는 것으로 한다. 원리는 좀 로우테크에 가까운데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아웃쉘에 녹지 않을 온도로 가열한 뒤 안에서 압력을 가해 원하는 만큼 늘린 뒤 다시 식히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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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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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하고 30여분이 지나니 안에 넣은 압력물 때문에 부피가 늘어났다. 복어가 몸을 부풀리는 것처럼 탱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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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도 사정없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렇게 두 번을 거쳐서 열성형을 마치니 시간은 어느덧 2시간 남짓이 흘렀다.
작업이 끝난 뒤 발을 집어넣으니 오~ 비교할 수 없을만큼 편해졌다.
발의 통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설명하기 힘들지만 마치 노예생활을 하다 자유를 얻은 것처럼 날아갈 것만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내 발은 발볼만 넓은 게 아니라 발등도 높아서 인솔(깔창)도 맞춰야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아~ 괴롭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부츠를 만나고 내 발에 딱 맞도록 고쳐나갈 수 있다는 게 그 어찌 다행이 아닐까. 커스텀인솔은 가을쯤에 다시 맞추기로 하고 융커스케이트에서 나왔다.

팔자에도 없는 스키부츠 열성형에 시간도 돈도 제법 많이 들고 있지만 어찌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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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rky

2007/04/25 11:36 2007/04/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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